부드러운 목소리로 이야기할때 나는 언제나 샘물처럼 흐르는 그러한 인생의 복판에 서서 전쟁이나 금전이나 나를 괴롭히는 물상과 부드러운 목소리로 이야기할대 한 줄기 소낙비는나의 얼굴을 적신다. 진정코 내가 바라던 하늘과 그 계절은 푸르고 맑은 내 가슴을 눈물로 스치고 한때 청춘과 바꾼 반항도 이젠 서적처럼 불타 버렸.. 좋은 글 2008.09.23
유월 6월은 녹색 분말을 뿌리며 하늘 날개를 타고 왔으니 맑은 아침 뜰 앞에 날아와 앉은 산새 한 마리 낭랑한 목소리 신록에 젖었다. 허공으로 날개치듯 뿜어 올리는 분수 풀잎에 맺힌 물방울에서도 6월의 하늘을 본다. 신록은 / 꽃보다 아름다워라 마음에 하늘을 담고 푸름의 파도를 걷는다. 창을 열면 6월.. 좋은 글 2008.06.04
어느날의 커피 어느날의 커피 어느날 혼자 가만히 있다가 갑자기 허무해지고 아무 말도 할 수 없고 가슴이 터질 것만 같고 눈물이 쏟아지는데 누군가를 만나고 싶은데 만날 사람이 없다. 주위에는 항상 친구들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날 이런 마음을 들어줄 사람을 생각하니 수첩에 적인 이름과 전화번호를 읽어.. 좋은 글 2008.03.24
12월의 엽서 12월의 엽서 또 한 해가 가 버린다고 한탄하며 우울해 하기 보다는 아직 남아 있는 시간들을 고마워하는 마음을 지니게 해 주십시오. 한 해 동안 받은 우정과 사랑의 선물들 저를 힘들게 했던 슬픔까지도 선한 마음으로 봉헌하며 솔방울 그려진 감사 카드 한 장 사랑하는 이들에게 띄우고 싶은 12월 같.. 좋은 글 2007.12.14
노을빛 그리움 살아간다는 것은 저물어 간다는 것이다 슬프게도 사랑은 자주 흔들린다 어떤 인연은 노래가 되고 어떤 인연은 상처가 된다 하루에 한번씩 바다는 저물고 노래도 상처도 무채색으로 흐리게 지워진다 나는 시린 무릎 감싸 안으며 나즈막히 그대 이름 부른다 살아간다는 것은 오늘도 내가 혼자임을 아는.. 좋은 글 2007.11.03
지는 꽃을 위하여 지는 꽃을 위하여 잘 가거라, 이 가을날 우리에게 더이상 잃어버릴 게 무어람 아무 것도 있고 아무 것도 없다 가진 것 다 버리고 집 떠나 고승이 되었다가 고승마저 버린 사람도 있느니 가을꽃 소슬히 땅에 떨어지는 쓸쓸한 사랑쯤은 아무 것도 아니다 이른 봄 파릇한 새 옷 하루하루 황금옷으로 만들.. 좋은 글 2007.10.18
만남 만남 살구꽃 지고 복사꽃 피던 날 미움과 노여움 속에서 헤어지면서 이제 우리 다시 만날 일 없으리라 다짐했었지 그러나 뜨거운 여름날 느닷없이 소낙비 피해 처마 아래로 뛰어드는 이들 모두 낯이 익다 이마에 패인 깊은 주름 손에 밴 기름때 한결같고 묻지 말자 그 동안 무얼 했느냐 묻지 말자 손 .. 좋은 글 2007.08.27
樂之 樂之 논어에서 공자는 지혜로운 사람은 물을 좋아하고 어진 사람은 산을 좋아하며 지혜로운 사람은 동적이고 어진 사람은 정적이며 지혜로운 사람은 즐겁고 어진 사람은 장수한다고 하였다 이 말을 순간적으로 보면 지혜로운 사람은 물에 의지해 있고 어진 사람은 산에 의지해 있으므로 有待의 즐거.. 좋은 글 2007.07.18
모든 存在는.. 모든 존재는 저마다 슬픈 거야. 그 부피만큼의 눈물을 쏟아내고 나서, 비로써 이 세상을 다시 보는 거라구. 너만 슬픈 게 아니라 아무도 상대방의 눈에서 흐르는 눈물을 멈추게 하진 못하겠지만 적어도 우리는 서로 마주보며 그것을 닦아내 줄 수는 있어. 우리 생에서 필요한 것은, 다만 그 눈물을 서로.. 좋은 글 2007.07.07